

서촌 청운공원에 가면 윤동주 문학관이 있다. 근처에 시인의 언덕이 있고, 그곳에 큰 돌모양 비석에 서시가 새겨져 있다. 시인의 언덕에서 보면 남산도 보이지만 그 아래 경복궁이 보이고, 서촌 마을이 내려다 보인다.
언덕에 올라 일본이 압제하던 시절을 상상한다. 그날로 돌아가 내려다보이는 풍경은 슬프다. 빼앗긴 궁, 빼앗긴 말 속에 시인은 노래하였다.
살아있음을 애통해하고, 바뀌는 사람들을, 바뀌지 않을거라는 믿음을 노여워했을 것이다. 한 줌의 부끄러움도 품고 싶지 않았던 시인의 그 마음이 내게 새겨진다.
그때 적어두었던 시들은 어떤 압제에도 죽지 않고 살아 감동을 준다. 그것이 이곳을 찾는 이유이다. 다시 살아있음을 느끼고 싶을 때, 그 날들의 슬픔을 기억하고 싶을 때 시인의 언덕을 찾는다.